진남중학교 박주정 교장, 선생 박주정의 명예로운 퇴임 ‘성료’
박 교장, “아이들은 존중하고 관심을 주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노광배 | 입력 : 2024/02/21 [17:05]
[시사매거진넷=노광배] 박주정 진남중학교 교장은 21일 오후 3시 퇴임 직전 근무지인 진남중학교 강당에서 32년간 헌신적인 교직 생활을 마치고 명예로운 퇴임식을 가졌다.
이날 퇴임식에는 박주정 진남중학교 교장(前 광주서부교육장), 부인 이정례 여사,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 박병규 광산구청장, 김봉곤 청학동 훈장, 이기홍 목송그룹총괄사장, 김연홍 다스리가구대표, 박주정 교장 은사와 제자, 교직원 및 축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박주정 진남중학교 교장은 퇴임사를 통해 “여기까지 오는데 제 주위에 있는 많은 분들을 참 힘들게 했다 여기 모이신 모든 분들에게 저는 다 빚진 사람이다”며 “나는 일만 시작했고 여러 많은 사람들이 도와서 여기까지 왔고 지금 공치사를 받고 있다. 공치사 받은 빚은 살아가면서 갚겠다 이제는 모든 공을 여기 계신 분들게 돌려드린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의 축사 © 노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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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에 나선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은 “실상 오늘 이 자리는 박주정 교장 선생님이 원치 않으셨다 마지막 떠나는 자리까지 조금이나마 학교 구성원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그거는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씀을 하셔서 이미 퇴임식은 학교에서 없는 걸로 했었다”며 “그런데 제가 만나서 강권을 했다 30년이 넘게 성스러운 교직을 수행하면서 떠날 때 교문을 혼자 나서는 모습은 우리 교육자 후배들에게 남겨줘야 할 모습이 아닌 것 같다 30년이 넘게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특별히 어렵고 힘든 아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 주신 선생님이 떠나는데 그러한 의식과 절차 없이 떠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 소박하더라도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송별사를 마친 제자와 포응의 시간 © 노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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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정 교장의 한 제자는 “지난날 철없고 심란한 저희들을 안아주시던 선생님의 명예로운 퇴임식에 숱한 감정이 스친다”며 “동고동락하던 저희들 중 잘못된 길로 벗어난 제자를 살려달라고 재판장에서 절규하시던 선생님의 모습도 녹록치 못한 가운데 허름한 옷차림으로 함께 키운 닭을 삶아서 함께 해주시던 모습도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회자되고 있다”며 “박주정 선생님이 계셨고 사모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에 머리숙여 깊은 감사를 전해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박 교장은 젊은 교사 시절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학생을 10평 남짓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와 동고동락하며 애정과 헌신으로 바른길로 인도했다. 소위 '문제 학생들과 특별한 동거‘를 시작한 이후 학생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교사의 본분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한다.
박 교장은 "존중하고 관심을 주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재를 털어 40평 규모의 '공동학습장'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약 10년 동안 707명의 학생들과 동고동락을 하며 학생지도에 혼신을 다 했다.
▲ 퇴임식을 찾은 김부자 통장님과 함께 © 노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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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애정과 헌신으로 학생을 가르친 진정한 교육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대통령상 3회 수상 이력, 인사혁신처의 '자랑스러운 공무원들의 전당'에도 올랐다.
지난해 8월에는 30년간 교사로서 교육 행정가로서 아이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담은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을 출간해 한 달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주정 교장은 1962년 전남 고흥군 출생으로 전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금파공고 교사를 시작으로 교육계에 첫 몸을 담았으며 이후 금당중 교감, 전남공고 교장, 장학사, 광주서부교육장 등을 역임하고 진남중학교 교장을 끝으로 명예롭게 퇴임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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